흔들리는 세계경제
“경제신뢰도의 약화는 통상적으로 고객들을 주저하게 하고,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며, 이는 종종 글로벌 무역분쟁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수석 경제학자 Chris Williamson, IHS Markit, 구매관리자(Purchasing Manager) 보고서(2019 5.24)

슈로더 경제 전망 업데이트
무역전쟁과 브렉시트가 경기 전망에 암운을 드리움
슈로더에서 최근 발표한 주요 성장 전망은 지난 2월 발표된 전망으로부터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발표된 성장 전망은 1분기중 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 및 중국 등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며,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글로벌 경기는 오히려 평균을 다소 하회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슈로더의 기본 전망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은 2.8%로 변함없지만, 2020년도의 성장 전망은 2.6%(이전에는 2.7%)로 하향조정되었습니다. 큰 흐름의 변화는 없지만, 올해 글로벌 전망에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상향조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유로존과 이머징 마켓에 대한 하향조정으로 상쇄됩니다. 2020년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 성장률이 1.5%, 중국 성장률이 6%로(둘다 0.1% 하항) 하향조정되며, 글로벌 전체적인 성장 전망이 소폭 하향조정되었습니다. 슈로더의 2020년 전망은 대체적으로 시장 컨센서스보다 낮습니다.
재고 누적이 종료되며, 2분기 성장률이 둔화됨
여러 국가들에서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는 주로 누적 재고의 증가에 기인하며, 이러한 환경은 일시적인 것으로 이번 2분기에는 다시 역전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슈로더의 글로벌 경제활동지수(global activity index)와 같은 지표들은 앞으로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을 신호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지표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재개되어 기업들의 투자가 지연되는 기업신뢰지수 악화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편,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은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상향조정되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미-중 무역협상의 실패와 그에 따른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된 것이 영향을 미치며 상향조정되었습니다.
미 금리가 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 2020년에는 금리인하 가능성
통화정책 측면에서, 미 금리가 현재 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되며, 내년 6월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며 금리인하의 가능성이 예측됩니다. 영국과 유로존의 금리인상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란은행이 올해 한번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판단하며, 유럽중앙은행(ECB)은 2020년이 되어서야 긴축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통해 추가적인 통화완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지급준비율은 2020년 말경에는 10%(이전 11%) 수준으로 인하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달러화는 단기적으로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유로존과 영국에서 통화긴축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올해 후반에는 약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최근 영국 총리의 사퇴로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영국이 하드 브렉시트가 아닌, 올해 10월부터 브렉시트 과도기에 진입하게 된다면, 영국 파운드화는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기본 전망 시나리오: 딜 혹은 노딜?
무역전쟁이 세계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임
슈로더의 기본 전망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서서히 무역협상을 진행하여 올해 연말 즈음에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이어 양국이 최근에 인상해 온 관세를 재인하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미국이 3,25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하게 될 6월 말을 포함하여, 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시점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추가적인 물품들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한다면, 이는 곧 중국 수입품 전체에 대해 관세가 부과됨을 의미합니다.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차트 2는 ‘Oxford Economics 거시경제’ 모델을 활용하여 25%의 관세 인상이 GDP에 미치는 누적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세가 없는 시나리오와 비교하여 2020년까지 미국과 중국의 GDP는 각각 0.3%와 0.8% 하락하게 됩니다. 이는 기존의 관세가 미치는 효과의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즉, 관세로 인한 영향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중국에 더욱 크게 나타나며, 일본과 유럽 역시 GDP의 0.1~0.2% 가 감소되는 영향이 나타날 것입니다. (차트 1).
차트 2. 미-중 간 25% 관세는 글로벌 경제활동에 영향

*출처: Oxford Economics. 1막대그래프의 짙은 색 부분은 현재 수준의 관세 시의 영향을 나타내며, 옅은색 부분은 현재의 10%에서 25% 수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부과, 그리고 거기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 가정) 으로 관세가 올랐을 때의 영향 수준을 나타냅니다.
주식시장의 약세 가능성 이외에도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 비용으로 전가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선거가 시행되는 해에는, 관세부과 조치를 가급적 피하려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긴 하지만, 관세의 영향을 받는 상품들이 여타 상품에 비해 가파른 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연준에서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슈로더는 여전히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일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추가적인 관세 인상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무역 관련 긴장은 글로벌 경제의 항구적인 특성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관세관련 입장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유일한 사안인 것으로 보입니다.
차트 3. 전망 시나리오 도표 – 스테이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축으로 기울어짐

*출처: Schroders Economics Group, 2019년 5월 28일
상기 도표의 여러 전망 시나리오들을 가능성 측면에서 평가해볼 때, 지난 3개월 동안 리스크의 균형추가 약간 더 스테그플레이션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이는 주로 무역분쟁과 관련한 긴장 고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표 1 참조). 전체적으로, 앞서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슈로더 팀의 견해에 따르면, 가장 높은 확률을 보이는 시나리오는 9%를 기록한 “2020년 미국의 경기침체(US 2020 recession)”이며, 이어 8%를 기록한 “미국과 세계 여타 국가간 무역전쟁”입니다.
표 1 : 전망별 가능성

*출처: Schroders Economics Group, 2019년 5월 28일
흔들리는 자전거 같은 세계 경제?
글로벌 성장 동력이 없는 세계경제는 충격에 취약한 상태이다
3개월 전 슈로더 전망 보고 당시에 미-중 무역갈등의 완화, 중앙은행의 보다 유연한 대응 그리고 낮은 유가의 효과가 올해 후반부에 경제활동을 안정시키고 2020년 글로벌 성장률 전망의 상향 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이전에 언급된 지지요인들 중 2가지가 사라진 환경에 놓이며, 경제활동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전망 조정은 세계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에 들어선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일전에 주장하였듯,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 레버리지가 축소되고 중국은행들이 부실채권 해소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며, 그 영향으로 전세계 경제 내 수요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수요 부족 현상은 2016년 후반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2018년 미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의해 가려졌으며, 이와 같은 경기 부양책들이 사라지면서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이 남았습니다. 그 결과 세계경제는 충격요인에 취약해진 모습입니다. 예를 들어, 무역분쟁 고조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수출과 자본지출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그렇지만, 유로존에서는 성장의 새싹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 판단됩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역풍이 지나고 경기순환주기에 의한 회복세(cyclical pick-up)를 나타내더라도 유럽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도로에 있는 작은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자전거 모양새의 세계 경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앙은행이 완화적 정책 기조를 가지며, 효과적으로 자전거를 안전하게 세워서 운행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이 책임을 정부가 지도록 하는 요구가 높아질 것입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특히 미국, 영국과 일본에서 고용시장이 무척 잘 버텨주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그동안의 구조개혁이 노동시장의 탄력성을 높였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생산성은 낮아졌으며, 이는 실질임금 증가율도 낮추게 되었습니다. 물론 경제학자들은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황 대비 현재의 모습이 더 나은 결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유럽이나 여타 국가의 선거 양상에서 목격했듯이 이는 정치적 분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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