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슈로더에서 진행한 고객대상 컨퍼런스에서, 현재 투자자들의 우려는 무역 갈등에서 경제 성장과 정치 리스크으로 옮겨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우려되고 있는 요인이란 질문에 무역 갈등이 가장 우려된다고 응답한 투자자의 비율이 작년의 35%에서 9%까지 감소했습니다. 이는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반영되었습니다. 이제 주요 리스크는 계속되는 저성장 환경에 대한 우려(응답자의 16%에서 29%으로 상승)와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응답자의 20%에서 33%으로 상승)로 옮겨진 모습입니다.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우려도, 6개월 전보다 다는 다소 덜하지만, 상당한 리스크로 지목되었습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활동 둔화와 미국 수익률 곡선 역전을 감안한다면, 이는 놀랍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미국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지표가 되었으며, 2018년 주가 상승은 전적으로 저평가된 주당순이익(EPS)의 개선세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투자자들은 매우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차트 1: 미국증시 성과 기여요인 분포: 순이익이 주도

하지만, 최근 미 연준에서 시장 친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며, 증시의 재평가가 이뤄져 주가 반등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3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을 암시했습니다. 다음 금리 움직임은 2020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회사채를 포함한 채권시장과 유동성 자산에 우호적입니다. 주식시장도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성장성이 중요할 것입니다.
새싹(회복 시그널) 찾기
슈로더 이코노미스트 팀은 지난 달 전망자료에서 글로벌 성장률 전망에 견해를 나누었습니다. 단기 지표는 여전히 취약하지만, 2분기에는 경제활동 개선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정도로 이야기하였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회복의 조짐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었으며(산업용 금속 가격이 전달 3.8% 상승), 2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상승한 가운데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개선되고 미국 주택시장도 (미국 주택건설협회 및 주택판매지수 기준)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1월 유로존의 소매 판매는 반등하며, 이 지역도 1분기에 순조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상품 생산 업종의 재고량이 증가해 유럽, 특히 (브렉시트 관련 이유로) 영국의 경제활동이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매관리자 지수(PMI)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 기업들은 재고량과 주문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산을 감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신흥국 시장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며, 앞으로 몇 개월래 경제활동은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차트 2).
차트 2: 선진국 재고 과잉, 신흥국은 해당되지 않은 모습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급감과 함께 재고규모를 축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 부진으로 한국과 대만 모두 재고량이 증가되며, 중국과는 상이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고량 축소는 생산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최종 수요만 견뎌주면 분명 이는 일시적일 것입니다.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실질임금이 개선을 바탕으로 수요가 유효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업이익에 대한 압박
경제활동이 상승 반전을 보이고 투자자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안도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멀리 내다본다면, 경기부양책이 2020년에 종료되고 미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합니다. 슈로더 이코노미스트 팀의 2020년 미국 GDP 성장률을 1.6%으로 전망하며, 이는 컨센서스 전망치인 2%와 비교됩니다. 궁극적으로는, 슈로더에서는 GDP 성장률보다는 기업이익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후자가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슈로더 전망의 주요 변동은 인플레이션 하락 전망 입니다. 이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반영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은 현재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지지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이익에 압박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현재 기업들은 임금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직면하고 있는데, 이를 판매 가격에 전가할 수 없다면 이익 마진 압박을 받게 됩니다.
최근의 경제 확장에 나타났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아래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전체 GDP 중 기업이익이 차지한 비중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기업 이익마진 확대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차트 3: 미국 GDP 대비 기업이익 비율

물론, 이것의 이면에는 낮은 임금이 있었으며, 이는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변할 것입니다. 슈로더의 자체적인 수익 예측모델에 따르면, 기업이익 마진 압박이 예상되며, 미국 GDP 대비 기업이익 비율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후반부 그리고 2020년에 접어들면서 경기 둔화세가 나타나면, 기업이익에 대한 압박이 체감될 것입니다. 미국의 기업 이익은 올해 6% 상승, 내년에는 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기업이익에 집중
하항식(Top-down) 접근방법으로, 전체 GDP 대비 기업이익비율을 마진이나 생산능력 이용률(capacity utilization) 을 근거로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생산능력 이용률에 대한 전망은 오직 실질 GDP 성장률에 의해서만 좌우되지만, 마진 전망은 가격, 생산성, 임금상승률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슈로더의 경제전망 모델에 의한 예측으로, 2020년에는 경제적 이익(economic profit)의 침체가 전망되어, 앞으로 몇 분기동안 미국 기업이익에 대해 신중하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의 미국 경기침체가 공식적인 슈로더의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2019년 3분기에 기업이익이 정점을 찍은 후 성장률이 조금씩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금융이익 제외)은 2019년 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2020년에 미국 경기둔화세가 지속되어 성장률이 추세 아래로 떨어지면, 내년에는 거의 4% 하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추세를 하회하는 성장률은 생산능력 이용률을 낮추게 되고 경제적 이익에 하방 압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임금이 상승하면 이익 마진은 더욱 압박을 받으며, 인플레이션과 생산성은 성장률 약화의 영향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2020년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GDP대비 기업이익 비율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은 놀랍지 않습니다. 슈로더의 전망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2020년 경제적 이익은 13.5% 감소하고,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7.4% 감소할 것입니다.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나리오도 있는데, 중국이 경기 둔화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푸는) 대대적인 재정 부양책을 재개하는 시나리오, 또는 미국 경제가 깜짝 성장(미국 공급측의 서프라이즈)을 지속해 2020년에도 높은 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차트 4: 미국 경제적 이익(금융 제외)은 2019년 3분기 정점에 오를 전망

S&P 500 미국 대형주 주가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은 레버리지(leverage)와 대손상각(write-off) 의영향으로 시장 전체의 이익보다 변동성이 크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결국 방향성은 같게 움직인기 때문에 시장 EPS 추정치를 측정하기 위해 이 연관성을 활용합니다. 2019년 S&P 500 기업의 영업이익은 6.8% 상승하고, 발표 EPS는 7.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에는 이익비율 감소로 이익 상승세는 꺾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업이익은 3.4% 하락하고, 회계상의 이익은 6.9%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EPS 성장률은 2016년 중국 증시 폭락 직후의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차트 5: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영업이익)

결론
단기적 관점에서 성장에 대한 우려는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에 공감합니다. 이익마진 분석을 해보면, 2020년에 기업이익의 압박이 예상됩니다. 기업 현금흐름의 제약은 해당 업종의 반응을 일으킬 것입니다. 기업들은 감원을 하고 자본 지출을 줄일 것입니다. 이로 인해, 직접적으로는 기업 설비투자 감축, 간접적으로는 가계 소득 감소, 소비 심리 위축, 소비 지출 감소로 GDP가 하락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경기국면 변화를 가져오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수익률 곡선이 암시하는바와 일치합니다. 예측지표로서 수익률 곡선은 지금까지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에서 발생한 9번의 경기 침체를 살펴보면 1966년에만 한 차례 유일하게 잘못된 시그널이 있었고(차트 6 참조), 이외의 경우들에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했습니다. 슈로더의 자체적인 예측모델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36%로 2007년이래 최고 수준입니다.
차트 6: 수익률 곡선과 경기침체

현재의 경제주기 국면이 지속되려면, 마진 압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 가지 가능한 방안은 기업에서 임금 상승을 제한하거나 생산성 증가율을 높임으로써 노동 비용을 통제 것입니다. 이는 노동 시장 경직성과 인력 부족을 고려할 때 힘들겠지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슈로더의 미국 공급 서프라이즈 시나리오와 같이, 임금압박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진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안으로, 생산량을 지지할 수 있을만큼 수요 증가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생산능력 이요률이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수요 증가와 같이 외부요인으로 충족될 수 있지만, 그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통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부터 힘을 받는 것입니다. 대선 일정을 생각할 때, 미국 중앙은행은 내년에 더욱 거센 정치적 압박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연준에서는 성장률 하락세와 인플레이션 둔화세에 직면하여, 완화적 정책을 펼치는데 장애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슈로더 이코노미스트 팀은 2020년에 연준에서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내년 6월과 9월에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만, 적정 인하 시기를 놓쳐 늦어진다면, 기업이익 감소가 본격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미리 막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고려사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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