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

2023년 글로벌 경제 전망: 화두는 인플레이션


  •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선진국 경기침체 불가피
  • 미국의 금리 인상은 2023년 말에 인하로 전환될 수 있음
  •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기울어진 리스크

선진국의 기업, 소비자 및 시장은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을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한편 미국 연준 의장은 경제 연착륙에 대한 언급을 중단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국 정치인들은 인플레이션이 40년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더 이상 부채로 조달한 자금으로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정책 입안자들이 이제 당면한 현실을 좀 더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역사에 비추어볼 때 경제 현실과 타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과거에, 헛된 희망은 자원을 더욱 잘못 배분하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모두가 우울함에 휩싸였을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난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인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금방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2023년 말이 되면 금리 하락을 고려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금리 하락은 인플레이션 억제 및 가격 안정성 회복의 대가에 해당할텐데, 이는 기업의 합리적인 계획 및 투자에 매우 중요합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소비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생계비 부담으로부터 다소 벗어날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경우, 금리 하락으로 기업 가치평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열린 지정학적 균열이 깊어지거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다시 나빠지는 경우 등에는 모든 것이 수포가 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억제의 대가

악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더 많이 '스태그플레이션'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률이 낮거나 둔화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거나 상승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그리고 노동시장이 탄탄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안타깝지만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실업률이 좀 더 높아져야 함)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이 인플레이션 및 성장률 둔화를 한층 더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두 시나리오 모두 불가피하게 추가적 금리인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경기침체의 결과는 아직 체감할 수 없더라도 다가올 경기침체를 수용하는 것이 핵심일 수 있습니다. 미국 기술기업들이 단행한 약 85,000명 해고(출처: Crunchbase 웹사이트)는 앞으로 겪게 될 고통이 어떨지 미리 보여주었습니다. 인플레이션 억제의 대가로 경제 성장률이 상당히 둔화되고 실업률이 상승할 것입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수요를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자 최근 몇 개월 동안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습니다.

또한 임금, 물가 및 인플레이션 억제에 필요한 유휴노동력 내지 유휴생산능력을 생성하려면 미국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2023년 2분기의 실업률은 NAIRU(물가 안정 실업률, 미국의 경우 4.5%로 추산) 이상으로 증가하여, 내년 말 실업률이 현재의 약 2배인 7%를 기록할 것으로 슈로더는 예상합니다. 슈로더는 이전 경기사이클을 연구한 결과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으며, 여기서 경기사이클은 경제가 확장 상태에서 위축 상태로 변하고 다시 확장기로 들어서기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1960년대에 대한 슈로더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에 미국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이었을 때 물가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GDP가 반드시 최대 4% 하락해야 했습니다.

똑같은 사이클은 없지만, 정책 입안 개선과 노동시장 유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GDP가 여전히 2% 가량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GDP가 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에 대해 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아래 표 참조). 이러한 슈로더의 추정은 경제가 0.2% 성장할 것이라는 다른 모든 예측기관들의 '컨센서스'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또한 슈로더는 같은 근거로 2023년에 글로벌 성장률이 1.3%일 것이라는 좀 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는데, 미국이 이머징마켓, 그리고 특히 중국의 높은 성장률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Table_.png이번 경기사이클에서 난제를 안겨주는 특성은, 팬데믹이 노동력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거의 600,000명이 구직 시장을 떠났으며, 이 수치는 미국에서 근 200만 명에 달합니다. 그 결과 선진국에서 이미 나타난 둔화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타이트하며 노동자 공급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미국 생산성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어 역대 가장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아래 차트 참조). 이에 따라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하여,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해고 및 과잉인력을 초래했겠지만 이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

슈로더는 기업들이 직원을 축소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성장률이 회복되면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는 비용 상승(에너지, 자재 및 노동력)을 가격 상승에 반영하는 것이 가능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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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은행은 수요를 감소시켜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며, 그렇게 되면 기업은 비용을 전가하기 어려워지며 구조조정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영향이 기술 섹터에 국한되었습니다. 이 섹터는 팬데믹 기간에 대폭 확장되었다가 이제는 활동수준 저하에 적응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경제 전체를 보면 해고 규모는 증가 중이기는 하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고용인구 및 일자리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기업들은 구인 및 고용 측면에서 여전히 확장 모드입니다.

금리 인상이 2023년 말에 인하로 전환될 가능성?

슈로더는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2023년 1분기에 목표 범위 4.5~4.75%에서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전망은 2회의 추가 금리인상 이후, 긴축 정책에 따라 누적된 영향은 기업 행보에 필요한 변화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리라는 시각을 근거로 합니다. 기업들의 이익마진이 축소되고, 해고는 늘어나고, 노동시장은 냉각될 것입니다. 물가안정실업률(NAIRU) 달성 시점에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겠지만, 슈로더는 이 핵심 목표의 충족은 연준이 금리인상 중단 결정을 하기에 충분하리라고 예상합니다. 이는 2023년 후반에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른 금리 인하의 전조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경우, 경기침체기에 주식이 매력적 기회를 제공해주는 좀더 전형적인 상황이 다시 펼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에 미국 GDP가 1% 하락하면 미국 기업 이익은 14% 감소할 것으로 슈로더는 예상합니다. 따라서 기업 실적은 어두워 보입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성장률 악화 및 인플레이션 개선 상황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밸류에이션은 회복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외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2023년에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 및 식료품과 같은 변동성 높은 항목을 제외해 기초 가격 추세를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는 미국에서 이미 정점을 기록했을지 몰라도, 영국 및 유럽에서는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 목표치 부근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고자 하는 유럽중앙은행(ECB) 및 영란은행(BoE)의 노력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유럽 에너지 가격이 여름 이후 급락하며 다른 소비 수요를 뒷받침한 때문에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ECB 및 BOE가 2023년 초반까지 계속 금리를 인상한 후 남은 2023년 동안 이를 유지하면서, 성장률 전망이 빠르게 악화될 것으로 슈로더는 예상합니다. 최근 몇 개월의 추이를 보면 앞으로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없으리라는 보장은없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재정정책이 불투명해지면서 영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여 결국 영국 주택담보대출 비용이 훨씬 높아진 것을 보면 위험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융 시스템에 자금을 공급하고 경제를 부양하기 위하여 지난 15년 동안 연속적인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통해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해왔습니다. 이러한 보유 물량은 이제 '양적긴축(QT)' 과정에서 시장에 서서히 다시 매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계 및 기업, 그리고 그동안의 양적완화(QE)에 의존해 재정적자를 충당했던 국가들의 차입 비용이 높아질 것입니다. 현재 이러한 국가들은 양적긴축(QT)으로 인한 자금조달 갭을 해외 채권투자자들이 개입하여 메워주기를 바라는 상황입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 것

당사는 전 세계를 살펴보며, 어느 국가가 취약하며 어느 국가가 더 나은 금융상황에 있는 가장 강력한 '주권국'인지 확인할 것입니다. 현재 늘어난 이자 지급액이 부채가 가장 많은 국가들에서 매우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고 공공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안기고 있는 환경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정부와 중앙은행 사이에 더 까다로운 역학 관계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에 집중하며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 노력한다면 말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정치적 압박에 대항하려 할 것이며 과거의 실수, 즉 금리를 너무 일찍 인하한 바람에 인플레이션이 재개되었을 때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결과를 낳았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