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 - 시장 인사이트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정책: 꼬리가 개를 흔드는 모습?

슈로더 글로벌 경제 및 투자전략 - 2019년 4월 (2)

2019년4월14일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요? 글쎄요, 늦게 대응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총재, 2019 3 7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 정상화에 난항을 겪자 투자자들은 또 다시 유럽과 일본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ECB의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는 통화정책 긴축 시기를 또 다시 연기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올 여름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3 7일에 열린 정책회의 이후, “최소 올해 말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안내 내용이 변경되어, 금리인상 시점은 아마도 3~6개월 뒤로 연기될 것입니다.

최근 경제활동 선행지표는 매우 약화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전세계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신규 주문이 급락했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대외수요 감소는 내수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업신뢰도에 타격을 입히며,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거나 투자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ECB 선제적 안내의 비둘기파적 기조로의 선회는 전혀 예견되지 못했던 일은 아닙니다. 슈로더 이코노미스팀의 전망도 이미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올해 9월에서 12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TLTRO로 알려진 초저금리 장기대출프로그램도 새로이 실시할 것이란 발표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여름 상환 예정인 대출자산을 대체하고, 보조성 융자 프로그램에 중독된 은행들의 부족한 자본 문제를 해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내용이 발표된 시기는 예기치 못했던 서프라이즈였습니다. 각종 일시적 역풍들이 잠잠해지면서, 올해 하반기 유로존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여전히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ECB에서 금리인상 연기 발표를 비룰 것으로 생각됐었습니다. 하지만, 마리도 드라기 ECB 총재가 앞선 대응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ECB는 선재적 대응이라고 믿지만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음

중앙은행의 앞선 대응(ahead of the curve) 또는 뒤늦은 대응(behind the curve)은 수익률 곡선을 기준으로 이야기되며, 정책입안자들이 시장을 앞서는 지 혹은 뒤늦게 대응하는 지를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뒤늦은 대응은 중앙은행이 때 늦게 반응했음을 비난하는 말이며 앞선 대응은 상황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가리키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말을 경청하는 근거가 됩니다.

기자회견 중 발표 시점과 선제적 안내 변화에 대해 질문을 받은 드라기 총재는 선제적 대응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가격을 보면 이와 다르게 보입니다.

OIS EONIA[1] 곡선에 따르면, 유로존 통화정책회의 하루 전, 심지어는 한 달 전에도 금리 인상이 가격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은 적었습니다.(차트 1 참조). 단지 2020년말까지 (최소 20bps 수준) 금리 인상 정도만 반영되었었습니다. 이번 선제적 안내는 어떤 영향을 불러왔을까요? 거의 영향이 없었습니다. 아래 차트 상 2019년 말과 2020년 초 즈음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이 움직임들은 5bps 이하의 변화로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ECB에서는 제시된 선제적 안내가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강조합니다. 첫째는 날짜인데,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시장의 관심을 끄는 부분입니다. 둘째는 조건부 요인으로, “[금리를]…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에 가깝거나 낮은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만큼 오래동안 동결하겠다는 부분입니다.

 

[차트 1: ECB 선제적 안내로 인한 금리 전망 변화는?]

 

 

ECB에서는 시장 내 지표가 약화된 것이 확인 될 것이며, 시장은 이미 ECB의 기조 변화를 올바르게 예측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번 선제적 안내의 정당성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ECB 2019년 금리 인상 의도를 재확인했던 3개월 전으로부터 거의 변한 게 없습니다.

현실은, ECB가 올해 금리 인상 단행할 것이라고 시장을 설득하려한 시점에 ECB는 시장을 앞서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금리 인상을 포기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받은 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드라기 총재는 다음과 대답했습니다. “…..분명합니다. 만일 시장의 기대가 선제적 안내의 범위를 넘어서는 시기에 대한 것이라면,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야기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의 결정으로 선제적 안내에 대한 신뢰를 오히려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이너스 금리가 뉴 노멀(new-normal)이 되었나? 일본과의 비교는 불가피

분명히 ECB는 늦게 대응한 편이며, 이번 발표도 시장의 기대치에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금리 인상과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은 현 상황이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이라고 믿게 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시중은행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ECB가 펼친 부양정책들이 자본(혹은 부)의 재분배[2]에 미친 영향에 대해 많은 질문들을 남기게 됩니다.

일본 경제와의 비교가 잦아지고 있으며, 그 이유를 찾기는 쉽습니다. 일본중앙은행은 오랜기간 동안 설득력있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유럽이 일본과 같은 길을 따르게 될 것인지, 정책금리가 다시 플러스(+)로 올라올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1] EONIA는 유로존의 은행간 일일 금리입니다.

[2]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는 금융자산을 상당히 부양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받아들여 집니다. 하지만 주식과 같은 자산을 부유한 개인들이 보유한 경우가 많아, ECB의 정책들이 사회 내 불균형을 키웠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ECB에서는 정책들이 경제 전반을 부양시키는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부작용들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조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투표에 의해 결정된 바는 아니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