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

수선해서 오래 입기: 왜 패션은 미래의 성공을 위해 과거를 돌아봐야 하는가

 

 

Katherine Davidson, 포트폴리오 매니저

 

지속가능 투자를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바느질과 펀드운용은 별로 공통점이 없습니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둘 다 구성요소를 잘 고른 후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완성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서 어머니에게 기본적인 바느질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바느질의 진정한 매력을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진학한 옥스퍼드의 단과대학에서는 2주마다 화려한 옷을 입고 디스코를 추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따라서 의상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낭비하느니 작은 재봉틀에 투자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수년 동안 저는 정식으로 수업을 듣기도 하고 YouTube 동영상을 수없이 찾아보며 재봉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봉쇄조치(Lockdown)는 제가 천 조각을 모아놓은 상자를 뒤져서 좀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첫 달에는 ‘콘도 마리에 식으로’ 옷장을 정리했고 저에게 설레임을 주는 물건이 거의 없다는 것에 절망했습니다. 자선단체 매장들도 문을 닫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는 ‘정리(discard)’ 대상으로 쌓아놓은 옷들을 수선하거나 스타일을 변형하거나 마스크 재료로 사용했습니다.

KD-sewing.jpg

 

그 결과 저는 처음부터 시작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만족감을 주고 긴장을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DIY 접근법이 진열된 제품을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것보다 사회적, 환경적으로 더 바람직한 방식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당사의 지속가능 투자팀과 지속가능 투자자들이 해온 일 덕분에 저는 이 문제의 스케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름 끼치는 패스트패션 관련 팩트 

여러분은 패션산업이 국제항공과 해양수송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혹은 쓰레기차를 가득 채운 옷이 1초에 꼴로 소각되거나 매립지에 폐기된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패션산업이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큽니다. 예를 들어 패션산업은 전 세계에서 물을 두 번째로 많이 소비합니다. 한 벌의 청바지가 약 2,000 갤론의 물을 사용합니다. 이는 한 사람이 하루에 8잔씩 물을 마신다고 가정할 때 10년 동안 마시는 물의 양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환경적인 측면만을 지적한 것입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의류제조산업의 노동기준은 대개 매우 열악합니다. 많은 패션 브랜드나 협력업체들이 의류생산노동자들에게 최저 “생계임금(living wage)”에 훨씬 못 미치는 급여를 지불하며 여전히 저렴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생계임금이란 인권으로 간주되고 노동자가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입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온라인 리테일업체 Boohoo와 관련된 스캔들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영국의 Leicester에서 ‘다크팩토리(dark factories)’라고 불리던 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시간 당 겨우 3파운드 내지 4파운드를 받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2020년 4월 현재 기준으로) 영국에서 21세에서 24세까지 노동자들의 최저시급은 8.20파운드이고, 전국적인 생계임금은 8.72파운드입니다.

fast-fashion.png

 

임금 외에 근로기준, 보건, 안전 등 광범위한 이슈들이 있습니다. 한 가지 특히 안타까운 측면은 업계에 아동노동이 만연하다는 것입니다. 2020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아동이 노동자로서나 노동자의 자녀로서, 그리고 농장과 공장 근처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류와 신발 공급망의 영향 하에 놓여 있습니다.

현실은 의류가 헐값에 판매될 때 공급망의 누군가가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도울 있는 방법

이러한 분석은 현실의 모습은 암울하게 그리고 있지만 (그리고 여러분이 다음 번 대량 쇼핑 계획을 미루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점은 투자자들이 이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재무적 영향력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사회적 및/또는 환경적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려 노력하는 기업들에 자본을 배분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자본을 기반으로 해당 기업들은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뒤쳐진 기업들을 찾아내어 적극 관여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기업의 사업 관행을 개선하도록 관여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대개 정보 공개 확대와 투명성 제고를 요청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누가 앞서 나가고 있고 누가 뒤쳐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특히 복잡하고 불투명한 공급망에 대해서 어려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패션산업의 대표 주자들조차도 자신의 공급망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이 얼마나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지 100% 파악하지 못하며, 때로는 하청과 재하청의 연쇄 속에서 실제로 누가 일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릅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1차 협력업체(Tier 1 suppliers)에 관하여 상당히 인상적으로 보이는 보고서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패스트패션 프레임워크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저의 동료들은 여러 패션기업들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그 프레임워크를 기본틀로 사용하여 지속가능투자 펀드에 편입할 후보군과 우리의 관여 활동이 필요한 영역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관련 리포트]: "패스트패션"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협력업체 중심 요인을 고찰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 품목의 “일회성(disposability)”을 측정하여 통합시키는 일입니다. 이는 제3자 스코어링 시스템에서는 대개 고려되지 않는 새로운 각도의 접근입니다. 우리는 한 회사가 품목당 100의 영향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한 번 입는 품목(1회 당 100)과 20번 입는 품목(1회 당 5)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였습니다. 

 

수선해서 오래 입기 

투자자로서 우리는 업계 표준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패션산업은 유엔의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모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패션산업의 변화는 여성의 권한 강화에서 공해 감소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환경적으로 광범위하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성패는 우리 소비자들에게 달렸습니다. 우리는 ‘악당들(bad actors)’을 단죄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그러한 기업들을 구분하기 어렵다면 소비자들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속가능패션(sustainable fashion)’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패션 브랜드들이 마케팅하는 것만큼 실제로 사업 방식을 바꾸고 있는지는 회의적입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가 소비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믿습니다. 식물성 대체육과 비유제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 우리는 모두 우리가 먹는 음식을 의식적으로 선택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입는 옷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의식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은 ‘패스트패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즉, 새 옷을 덜 사고 가지고 있는 옷을 한 번이라도 더 많이 입는 것입니다. 이는 오래 가는 옷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준비를 하고, 물건을 내다 버리기 보다는 수선하거나 용도를 바꿔 계속 사용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할 수 없다면 세탁소에 맡기시면 됩니다. 혹은 정중하게 요청하신다면 제가 직접 주문을 받기 시작할 지도 모릅니다.

 

 

 

슈로더투신운용의 시장전망 리포트는 아래 링크에서도 확인하실 있습니다.

https://www.schroders.com/ko/kr/asset-management/insights/